도의회 에이스로 거듭난 현민이 '진취적'
취재스킬 뛰어난 24살 가현이 순수한 매력 

입사 2년차 사무실 막내 생활에 서서히 지쳐가던 어느날, 아침에 출근하니 처음 보는 얼굴들이 사무실 한 켠에 앉아 신문을 읽고 있었다. 긴장한 듯 경직된 목소리로 인사하는 모습에서 신입기자라는 것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

저의 막내 기자 꼬리표를 떼게 해준 이들은 바로 지난해 말 기호일보 경기본사 수습으로 입사한 박현민·김가현 기자.

이들 파릇파릇한 두 여기자 덕분에 그동안 남자 기자들로 득실했던 칙칙한 사무실 분위기도 환해졌다. 둘 다 출중한 미모를 갖춘 덕에 입사 하자마자 타사에도 소문이 났다고 하더라. 어쩌면 타 신문사를 부럽게 하려는 우리 회사의 전략적 채용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박현민 기자는 대학시절 학보사에서 활동하면서 처음 기자에 입문했는데, 각종 집회 시위 현장에서 의경 방패에 뒤통수까지 찍혀가며 쌓았던 취재 스킬은 수습기간에도 여지없이 발휘됐다.

박춘풍 사건 당시 주변인들을 탐문해 가며 사건 현장 집주인, 베일에 싸인 신고자의 인터뷰까지 따내는 모습, 선배들과의 술자리에서 술을 잔뜩 마시고도 파출소를 돌아야 한다며 자진해서 늦은 시간까지 보고하던 당찬 모습에 선배들도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이렇게 당찬 박현민 기자도 여린 구석이 있다. 경찰서 사건 취재 당시 자신에게 퉁명스럽게 대한 경찰관 앞에서 펑펑 울어 주변 경찰관들을 당황케 했던 일화는 두고두고 회자 될 일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신이 왜 그렇게 울었는지 모르겠다며 본인은 부끄러워 하지만 저는 박 기자의 또 다른면을 본 것 같아 한편으로 기분이 좋았다.

항상 밝은 표정의 김가현 기자는 웃는 모습 매력이다. 밝게 웃으며 취재원에게 다가가 정보를 얻는 스킬은 2~3년차 기자들과 견주어도 모자람이 없다. 선배들이 쓴 소리를 할 때도 헤헤 웃으며 "죄송해요"라고 말하면 어색했던 분위기도 금세 바뀐다.

최근엔 쓰레기 무단투기로 더럽혀진 양심텃밭에 대한 기사를 쓴 후 개선된 모습을 보고는 "선배님, 이제 거기 깨끗해졌어요. 너무 뿌듯해요"라고 말하는 걸 보면 아직 기자라기보다 소녀라는 말이 더 어울릴 때도 있다.

참, 얼마 전 제가 이 글을 쓰게 됐다고 김가현 기자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 없냐고 물었더니 김 기자가 나이 얘기를 꼭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서에서 자신을 30살로 본다며 너무 속상하다고...참고로 김가현 기자는 올해로 24살이다.

얼마 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개월의 수습생활을 마치고 박현민·김가현 두 기자가 정치부와 사회부로 각각 부서배치를 받았다.

박현민 기자는 경기도의회를 출입하면서 벌써부터 정치부에 없어서는 안 될 에이스로 거듭났고, 김가현 기자는 사회부에 남아 출입처와 현장을 누비며 사회부 선배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고된 수습기간을 버텨낸 만큼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말고 서로가 꿈꿨던 그런 기자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호일보 정치부 강나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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