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들러 재원이 만나는게 일상
기저귀 갈아주면서 동요도 흥얼
순수한 모습보며 많은 것 깨달아

출근전 우리집 바로 옆에 사는 형집에 들르는 것이 나의 하루 일과가 되었다. 귀여운 조카 재원이를 보기 위해서다. 재원이는 2013년 5월22일 세상의 빛을 보았다.

그때부터 맞벌이하는 형 부부를 대신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어머니가 조카를 돌보고
계신다.

그렇게 어느덧 3년, 그사이 난 조카바보가 되었다. 내 스마트폰엔 재원이 사진이 가득하고, 기저귀도 갈아주고 동요도 흥얼거리고 이런 내 모습에 주위 사람들이 조카바보라고 놀려도 칭찬처럼 들릴 뿐이다.

예전엔 전혀 관심 없던 유아용 장난감, 먹거리, 옷에도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재원이와 자주 가는 곳은 대형마트이다. 시식코너에서 같이 음식을 맛보고 유아용 장난감 코너에서 장난감을 가지고논다. 나와 많이 닮은 재원이를 보며 가끔 사람들은 아기아빠라고 부르지만, 난 결혼 안한 삼촌이다. 아플 때마다 소아과에같이 가고 예방접종도 맞힌다. 놀이터에선 같이 미끄럼틀과 그네도 탄다. 내가 다시 거기서 놀게 될 줄이야….

재원이의 뽀로로 사랑은 유별나다. 같이 뽀로로 애니메이션을 보다보니 나도 덩달아 캐릭터와 내용까지 잘 알게 되었다.

뽀로로 놀이공원에 가면 어른들은 모르는 아이들의 신세계가 펼쳐진다. 뽀로로 캐릭터 탈을 쓴 배우들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면 재원이가 따라서 뛰어다니고 나는 이런 조카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본다. 내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재원이는 삼촌에게 동심을 돌려줬다.

아기들은 말은 서툴러도 항상 어른들이 관심 가져주기를 바라고 또 그런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어른도 아이처럼 타인의 관심과 사랑을 필요로 하지만, 어른들은 아이만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 못 하는 것 같다.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계산적이고 때묻어가는 내 모습과 대비되는 조카의 순수한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
다. 나도 순수한 모습을 되찾고 싶다.

재원아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자라다오. 삼촌은 네가 살아갈 세상을 조금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게.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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